오늘은 배터리 제조 공정에 대한 글로 찾아왔습니다.
결국 배터리 회사도 제조업이기 때문에 제조 공정을 공부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개발, 평가 등을 지원하실 분들도 공정에 대략적으로 어떤 순서대로 흘러가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개발을 양산성이 없게 성능만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능을 챙기면서 어느정도의 양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되니까요.
예를 들어 기구 디자인을 하시는 분이 배터리 공정에서 어디랑 어디가 공정을 진행하면서 붙는 곳이라는 것을 모르고 기구를 설계할 수 있겠어요?
그냥 성능이 좋고 이쁘게 디자인을 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그것이 공정을 알아야 하는 이유이죠.
더군다나 공정기술쪽을 지원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걸로 생각이 됩니다. 특히 공정기술, 선행 공정 이런 분야를 지원하실 분들이라면 특히 더 집중해서 글을 읽어주세요.
배터리 제조 공정의 큰 틀
일단 배터리 제조 공정은 크게 극판 공정 -> 조립공정 -> 화성공정 이렇게 3가지로 나뉩니다.
간단하게 먼저 설명을 해드릴게요
1. 극판공정이라 함은 양극재, 음극재와 같은 재료들이 배터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터리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과정이구요.(잘 이해가 안되시더라도 일단 넘어가서 뒤에 자세한 설명을 읽어주세요.)
2. 조립공정은 극판공정으로 만들어진 배터리를 원통형 또는 파우치형, 각형에 맞게 형태를 잡아주는 과정입니다.
3. 마지막으로 화성공정은 충방전을 반복하면서 배터리를 활성화하는 공정입니다.
그럼 자세하게 한번 파고들어 볼까요?
극판공정
극판 공정은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정말 중요한 과정입니다.
극판공정은 또 믹싱, 코팅, 프레스, 슬리팅과 같이 나뉩니다.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1)믹싱
믹싱은 활물질에 도전제, 바인더를 넣어서 말그대로 믹싱하는 공법입니다.
유튜브에서 믹싱공정을 진행하는 영상을 보았는데 말 그대로 정말 그냥 휘휘 저어서 섞듯이 설비가 돌아가더라고요.
저번 시간에 배터리의 구조에 대해서 설명할 때, 합제에 대해서 설명한 적이 있는데 합제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합제는 양극과 음극을 만들기 위해 활물질에 전도성을 추가해주는 도전제와 알루미늄 혹은 구리 기재에 접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바인더를 추가해서 만든 것입니다. 합제를 기재에 붙이면 비로소 양극이나 음극이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믹싱이 끝나고 완성된 것을 우리는 "슬러리"라고 합니다.
2) 코팅
믹싱이 완료되고 나온 슬러리를 기재에 고르게 도포하는 것을 코팅이라고 하는데요. 얇고 균일하게 코팅하는 것이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코팅 공정이 중요한 이유가 또 한가지 있습니다. 액체상태의 슬러리를 기재에 코팅하고 나서 고온의 챔버에서 건조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양의 에너지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저도 오븐을 사용하는 게 이렇게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지 몰랐네요..물론 단순히 온도를 가열해서 유지하는 게 아니라 급속으로 온도를 올리고 내리고를 반복할수도 있고 자세한 내용은 저도 잘 모릅니다..)
충방전 공정 다음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하고, 충방전과 코팅을 제외하면 그렇게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지는 않으니 혹시라도 공정과 관련된 직무에서 코팅공정을 담당해보고 싶다 하시면 에너지 절약하는 것도 큰 과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프레스
기재와 슬러리가 잘 붙도록 압축하는 공정입니다. 기재와 슬러리가 최대한 딱 붙어야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커지겠죠?
결착력도 높아져서 배터리의 안정성도 높아지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공정인만큼 정말 중요한 공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슬리팅
배터리마다 필요한 폭으로 양극과 음극을 자르는 공정입니다. 원하는 형태로 원하는 너비로 자르는 공정입니다.
이렇게 4가지로 나뉘는데요. 배터리 성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 보이시죠? 그만큼 극판 공정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극판 공정은 화공이나 소재관련 전공을 한 사람들을 많이 뽑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본인의 강점이나 전공과 연결시킬 수 있다면 다른 공정이어도 충분히 관심을 가져도 괜찮아보입니다.
조립
조립공정은 원하는 형태에 맞춰서 배터리의 모양을 갖춰주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어떤 배터리가 되느냐에 따라서 다른 공정을 거치는데요. 첫번째로 원통형 배터리가 되기 위해서는 와인딩 공정을 거쳐야 됩니다. 그리고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가 되려면 스태킹 공정을 거쳐야하죠. 하나씩 살펴볼까요?
1) 와인딩
와인딩공정은 분리막, 양극, 분리막, 음극 순으로 쌓은 기재를 돌돌 마는 과정입니다.
분리막을 두번 썼는데 이건 오타가 아닙니다. 분리막이 그만큼 양극과 음극 사이사이에 계속해서 들어간다는 뜻이죠. 분리막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양극과 음극이 연결되면 쇼트가 일어나기 때문이죠.
원통형 배터리라면 다른 조립 공정은 거치지 않고 와인딩까지가 끝입니다.
2) 노칭
노칭 공정은 양극과 음극을 외부로 이어주는 탭을 만드는 공정인데, 탭을 만들면서 프레스로 찍어버리는 방식, 레이저로 만드는 방식이 있습니다. 노칭공정은 스태킹 공정으로 이어져서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를 만들게 됩니다.
3) 스태킹
스태킹 공정은 노칭공정이 끝난 상태에서 배터리 소재를 층층히 쌓는 공정인데요.
스태킹 공정은 라미네이션 스태킹 방식과 지그재그 스태킹 방식으로 나뉩니다. 이 둘의 차이는 분리막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인데요 그러고보면 조립 공정에서 분리막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엿보입니다. 우선 지그재그 스태킹 같은 경우에는 분리막을 지그재그 모양으로 접으면서 그 사이사이에 양극과 음극을 넣는 방식이고, 라미네이션 스태킹은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쌓는 것이 아니라 그냥 분리막-양극-분리막-음극-분리막 이런 식으로 쌓는 방식입니다.
제가 간단하게 표현해봤는데요 아이패드로 급하게 그려봤습니다. 위에가 지그재그 스태킹 아래가 라미네이션 스태킹입니다. 검은색이 분리막, 빨간색이 양극, 파란색이 음극입니다. 이해가 좀 되실까요..?
추가로 조립 공정에서 노칭-스태킹 공정을 인라인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을 미리 안다면 어딘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한줄 적어봅니다.
화성
화성 공정은 충방전공정이라고도 합니다. 충방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충방전을 반복하면서 배터리를 안정화 시키는 공정입니다. 충방전을 진행할 때에는 정해진 온습도를 유지하면서 충방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네요.
특히 우리가 알아야 하는 사실은 충방전 공정을 진행하면서 SEI layer가 생긴다는 점인데요.
SEI layer란 충방전 공정을 거치면서 음극 표면에 생기는 얇은 막으로, 전자는 통과하지 못하고 리튬 이온만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막입니다. 분리막이랑 똑같은 역할을 하는거죠? 음극에 생기는 SEI layer가 생기면서 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전자가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게 되면 쇼트가 일어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SEI layer는 배터리의 안정성, 성능, 수명 등에 정말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배터리 제조 공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극판-조립-화성으로 이어지는 공정 잘 이해가 되시던가요? 정말 제가 면접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공부한 자료들이니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